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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를 빙자한 늙은왕자


여우가 말했다..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무엇이든지 마음으로 보지 않으면 잘 볼 수 없다.. 제일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법이야.. 제일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법이야.. 어린왕자는 잊지 않으려고 따라 말했다. 이 장미가 그토록 소중해 진건 니가 네 장미에게 들인 시간 때문이야.. 내 장미에게 들인 시간때문이야.. 사람들은 이 진실을 잊어버렸어.. 그렇지만 넌 잊으면 안돼.. 니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 넌 언제나 책임이 있어.. 넌 니 장미에게 대해서 책임이 있어.. 나는 내 장미에게 대해서 책임이 있어. 잊지 않으려고 어린왕자는 되뇌었다.. 양희은-잠들기 바로 전 주저리 주저리 떠들고 싶다.. 혼자 하는 셀카질 말고.. 마음 통하는 누군가와 같이 작업하고 싶다. 어제는 공짜술이랍시고 양주를 한 병 이상 마신것 같다. 그냥 적당히만 마실줄 알면서 주절주절 눈치 하나 볼것 없이 그렇게 떠들어 댈 친구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 친구가 여자였으면 좋겠다. 남자들과는.. 술을 너무 먹는다.. 또 남자들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말로 하는 이야기보다는 술 한 잔 기울임으로 그냥 이야기가 된다. 숙취가 심한 나로서는 많이 마시는 술보다는 딱 기분 좋을만큼의 술이 좋다. 참 행복했던 시절도 있었다 단언컨대 세상누구보다.. 그런데.. 내 존재감이 무너져 내리는 시간을 이겨내기 힘들었다. 그 행복이란걸 지키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데.. 내가 당해야 했던 괴멸감.. 모멸감.. 나도 내 장미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했다. 그 노력들에 대한 결과들이 더욱 나를 저 깊은 수렁속으로 빠뜨렸다. 가끔 생각이 날때마다 아직도 나를 힘들게 한다. 내 장미에게 들인 시간 때문에 힘들다. 결국 나를 지켜내기 위해서 이혼을 선택했다. 무너져 내리는 나를 그대로 놔둘 수는 없었다. 이혼후에는 그 전에 느꼈던 것들로 부터 자유할 수 있었다. 이혼한 부부가 같은 교회를 나가고, 같은 성가대 안에서 지휘자와 성가대원으로 활동하고, 또 새롭게 만들어진 모임안에서도 같이 활동하고... 참 웃기는 이혼부부다.. 가끔 힘들때면 같이 만나서 술도 마신다.. 한때는 가족... 심장이 잠시 멎을듯 했다.. 이 단어앞에서 한때는 가족이란 구성체였음에도 이혼후에는 서로 죽일듯 살기는 싫었다. 그냥 편한 친구로 남기로 했다. 우리는 이혼법정을 나서면서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나왔다. 그리고 그날 저녁 우리는 신나게 대학로를 거닐며 근사한 데이트를 즐겼다. 이전부터 알던 사람들은 참 신기해한다. 저렇게 지낼거면서 왜 이혼했느냐고? 나는 답한다. 심심해서 이혼한거 아니라고 친구와, 사랑과, 가족은 다른것이다.. 친구라해서 아무나 사랑할 수는 없고 사랑한다 해서 아무나 가족이 될 수는 없다. 가족이 아니라해서 사랑이 아닐 수는 없는 법이고 사랑이 아니라해서 또한 친구조차 아닐 수는 없는 것일 뿐이다. 아직은 그 아픔이 내 가슴속에서 응어리져 있어서 그걸 풀어내고 싶다. 공허한 내 가슴을 채워줄 그런 사랑 한 번 하고 싶다. 어느 순간 이혼남이라는 족쇄가 정말 족쇄가 되어버렸다. 어느 무엇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 흔한 사랑 다시 해보기가 어렵다. 감추며 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내 상황을 드러내는 것이 편하다. 무뎌지기! 뭐 그런 짓을 하는것 같다. 심장을 저며내는 것 같은 노래를 발견하면 계속 그 노래만 듣는다.. 계속 그 노래만 들으며 계속 내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낸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노래가 그냥 잘 알던 노래 한 곡으로 변한다.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히듯이 내 심장에도 굳은살이 박히나 보다. 굳은살이 박힌 심장으로 더 이상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기 전에 심장 터질듯한 사랑 한 번 다시 해보고 싶다. 더 이상 어린왕자가 아닌 늙은왕자가.. 글/사진 김재중 (zzixa.net)



P.S. 이제 더이상 Prologue가 아님을 알았다. 혼자 써내려가는 Monologue로 이름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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