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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에 의한 사색


똥이란 사색을 위한 최고의 수단이며 할애된 시간이다. 불가에서는 똥칫간을 해우소라 하지 않던가? 세상근심을 덜어내는 중요한 시간이다. 세상근심을 끌어안고 있으면 병이 되듯이 똥을 뱃속에 끌어안고 있으면 병이 된다. 근심을 비워내듯 똥을 비워내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색을 하며 살아간다. 세종대왕도 똥칫간에서 훈민정음을 만들었다는 비아냥을 받기도 했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똥이란 한글을 창제시킨 위대한 힘이다. 그러나 타이밍이 적절치 못한 때에는 우리는 똥으로부터 사색이 되어 죽어간다. 내가 사색하고자 하는 때에는 누군가가 사색하길 결코 바라지 않는다. 내가 똑똑할 때 누군가가 똑똑하지 않기를 바란다. 글/사진 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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