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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아......

참 욕심이 많았다. 우등생으로서, 프로그래머로서, 대기업 그룹공채 직장인으로서, 국내 최대라 불리웠던 커뮤니티 운영자로서, 수영강사로서, 사업가로서, 디자이너로서, 행복한 가장으로서, 사진가로서, 감성을 이야기하는 작가로서, 도대체 나도 내가 무엇을 가장 잘하는지 파악하지 못할만큼의 재능을 가졌건만...... 지금은 그저 뭔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술꾼으로써 영혼을 생각해봤다. 감성보다 중요한 영혼을 생각했다. 이제는 감성보다는 영혼으로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울먹거리며 내게 전화를 걸었던 한 영혼이 내게 사진을 부탁했다. 내 사진을 한 번도 본적 없는 시각장애인이 내게 사진을 부탁했다. 한 달에 한 번씩은 날 울려주는 그 가슴 여린 그 영혼이 내게 사진을 부탁했다. 김재중이는 영혼이 있는 사진작가라며.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세상 모진 풍파 겪어본 사진작가이고 그래도 좀 디자인이라는걸 아는 사진작가이고 남들보다 좀 감수성 예민하게 눈물 잘 흘리는 사진작가라고는 생각을 했는데 나에게 영혼이 있는 사진작가라는 소리를 하는 그 사람의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어쩌면 이제는 영혼으로 찍으라는 훈계의 소리로 들린다. 솔직히 두렵다. 지금도 내 사진을 보고는 혼자 눈물을 흘리는데 감성보다 더 가슴아픈 영혼으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두렵다. 얼마나 더 울어야 할까? 그래 울만큼 울어보자...... 후회없이 울어보자. 글/사진 김재중 http://zzix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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