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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이의 고통, 찍는 이의 고통

쓰는 이의 고통이 읽는 이의 행복이 될 때까지. - 글 이외수 - 언제부턴가 나는 감성스러운 사진을 벗어나서 내 "감성"을 찍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가 사진만으로 표현하지 못할 내 감성에 대해서 글을 덧붙여 표현하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가 그런 사진과 글에 한 두 사람씩 같은 동질감을 얻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단지 그냥 내 맘을, 내 찢겨진 가슴을 드러내 놓고 외로운 늑대 한 마리 처분해 줄 사람만 기다리고 있었을 뿐인데...... 나는 단지 그냥 외로운 내 맘을 보여주면서 배고픈 늑대 한 마리와 술 한 잔 기울여 줄 친구를 찾고 있었을 뿐인데...... 그런 나의 글과 사진들이 어느새 대중성이라는 것을 가지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또는 내가 의식하는 사이에. 어쩌면 내가 즐기듯이 느꼈던 나의 쓸쓸함에 대해서 함께 느끼고 공감해 줄 친구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누군가는 처절한 나의 쓸쓸함이 묻어 있는 사진을 보고 몸서리치는 사람들이 있었던가 하면 누군가는 처절한 나의 쓸쓸함이 자신의 쓸쓸함을 대변시켜줌에 속시원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찍는 이의 고통이 보는 이의 행복이 될 때까지 찍으라며 내게 친필로 써준 이외수 작가의 글을 스튜디오 한 벽에 걸어놓고는 계속 스스로를 채찍질 중인데...... 쉽지만은 않다. 오히려 부담스러움이 느껴지는 것일까? 아니면 더 이상 내 솔직함이 아닌 가식적인 글들일 수 있기에 느끼는 죄책감일까? 내 감성 적시는 작업을 좀 더 해야 할 것 같다. 가을비 내리는 날에 흠뻑 비를 맞아보련다. 젖으며 젖을 수 있도록...... 글/사진 김재중(zzixa.net) 제길 이날 이후로 비가 한 번도 오지 않았다. 혼자 감성젖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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