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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도


내게 주어진 내게 할당되어진 남들과 비슷했던 삶 속에서 내게 내려진 내게 책임지어진 나의 특별함을 포기했더라면 온종일 의자에 앉아 주름 펴진 후줄근한 양복바지에 엊저녁 호프집에 기대어 구겨진 양복 재킷에 안 매느니만 못한 멋대가리 없는 넥타이를 목에 걸고 숱 없는 머리를 원망하며 빗어 넘긴 황금비율 가르마에 피곤함이 역력한 표정과 관절염 걸린 무르팍으로 오늘도 흔들리는 지하철에 지친 몸을 내맡겼으리라! 그런 지금 삶이란 오늘 설득해야 할 예술이야기와 오늘 표현해야 할 가치관과 오늘 거부해야 할 그저 그런 삶에 대해서 오늘 겨우 때우는 밥숟가락 위에 밑반찬 삼아 올려 본다. 내게 안 맞는 퍽퍽한 빵쪼가리보다는 물 말아먹는 맨밥이 더 좋다. 가끔은 평범했던 삶이 그립기도 하다. 물 말아먹는 맨밥에 배고플 때면! 귀 틀어막은 막말에 서글플 때면! 글/사진 김재중 http://ZZIXA.NET http://facebook.com/zzix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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