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 Kim, JaeJung

황금물결

잉어들의 산란기가 도래했다.
 
평소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던 녀석들이 상류로 몰려왔다.
 
유난히 눈에 띄는 황금빛 비늘을 가진 녀석에게 자꾸만 시선이 간다.
 
많은 녀석들이 따르는 것을 보니 암컷인 듯 싶다.
 
필사적으로 구애를 하는 두 녀석과 수면아래를 노닌다.
 
그렇게 사랑의 몸짓을 보이며 종족번식을 위한 우수한 형질의 유전자를 찾는다.
 
저 녀석들은 어떻게 짝을 고를까?
 
그 짧은 순간의 체외수정을 위해서 짝을 찾는다.
 
그렇게 한참을 노닐다가는
 
화백의 거침없는 붓질처럼
 
황금빛의 길다란 선 하나를
 
수면 위에 그리며 줄행랑을 친다.
 
끝도 없이 줄행랑을 친다.
 
수컷이 펼치던 구애는 물거품 속 물거품이 된다.
 
그 끝없을 것 같던 사랑의 속삭임보다
 
김중배의 다이아몬드로 빚어낸 쫙빠진 건강미를 찾는 건지
 
이내 건장한 놈 옆에 끼고 나타났다.
 
써.글.
 
나도 근육빵빵 수퍼맨 해야지.
 
글/사진 김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