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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너무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닌가? 아무리 발품을 팔고 돌아다니며 아무리 추위에 떨며 돌아다니고 아무리 빗속을 헤매며 돌아다닐지라도. 회화예술이나 조형예술, 크리에이티브 예술을 하는 분들과 비교하자면 너무 쉽게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감이 듭니다. 그래서 더 많이 찍어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쉽게 얻는 만큼 더 많은 것들을 만들어내야 하는 당위성 같은 것을 느낍니다. 그러나 이미 그렇게 먹은 마음 때문에 이제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간 찍어온 사진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사진을 찍고 나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자책감이 또 엄습하면서 카메라가 내려집니다. 자만감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분명 있습니다만 스스로가 더 발전하고자 하는 채찍질을 계속 하려하는데 기교적인 것이 가미되어야만 달라질 수 있는 한계점 같은 것이 느껴지면서 그간 자유스러운 내 몸짓과 발걸음이 제약 받을 때면 또 다시 고뇌를 하게 되고 그리하여 번거로움을 떨치고 자유스러우려 하면 할수록 더 달라져야 한다는 그런 책임감이 또 억누릅니다. 누군가의 예술과 외설의 경지 사이에서 예술이라고 주장하는 사진에 대해 외설! 이라고 단정하는 제가 느끼는 것은 Reasonable한 예술성을 잃은 일시적 감정의 표출 이상이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가끔 저는 욕설도 난무합니다. 그 욕 자체가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욕을 해 낼 수 있는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욕이 그 정신을 욕되게 만드는 경우들도 세상에는 많다는 것도 발견합니다. 더 아픈 감성, 자율성, 기교, 예술성, 살아있는 정신, 이 모든 것들을 아우르길 원합니다. 너무 멀리 가고 싶지도 않지만 너무 흔해빠지고 싶지도 않고, 결코 천박스럽고 싶지도 않습니다. 회화예술을 바라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조형예술을 바라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창조적 발상을 바라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그리하여 저를 계속 채찍질합니다. 글/사진 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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