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약이다. 절제하면 쾌락을 가져다 주지만 과용하면 불행을 초래한다. 마실 때는 찬양하게 만들고 끊을 때는 저주하게 만든다. 유사 이래로 물에 빠져 죽은 사람보다는 술에 빠져 죽은 사람이 많다는 설도 있다. 뼈저린 아픔을 가슴에 간직한 사람들에게는 일시적인 쾌락을 담보로 영구적인 불행을 대부해 주는 악마의 독액이다. 그러나 술은 때로 사랑을 불 붙게 만드는 묘약이 되기도 하며 메마른 정서를 적셔주는 감로수가 되기도 한다. 이태백과 같은 시선詩仙은 술 속에서 달빛과 시를 건져내기도 했으며 오마르 하이얌과 같은 주성酒聖은 술 속에서 루바이야트라는 언어의 보석을 건져내기도 했다.
글 이외수(감성사전中)
사진 김재중
술 - 감성자극제 - 대화촉매제 - 생명잉태제 - 숙면유도제 - 수면단축제 - 구타유발제 - 업무태만제 - 전후분별력마취제 - 망각유도제 - 안주유도제 - 비만촉진제 - 예술창조제 - 재정감축제
부작용 : 익일 약효의 성능을 의심할 수 있음. 때로는 과잉작용될 수 있음.
꼽사리 글 김재중
Yorum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