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되면 소주 한 병과 함께 접혀져 가는 하루와 이야기를 나눈다. 하루동안 죽지 않고 살아 너와의 대면을 할 수 있는 숨을 쉰다고. 몸에 걸쳐진 거적때기들 벗어 던지고 땀냄새 가득한 이불 속에 몸둥아리 내던진다. 싸늘한 이불이 온기가 남은 내 몸을 감싼다. 그 순간이면 어김없이 드는 생각 하나 있다. 섬유유연제와 내 땀냄새 가득한 그 이불 안에서 조금은 낯선 살내음 맡아보고 싶다는 생각 하나. 그렇게 나는 홀로이 내 무덤 안에서 잠이 든다. 내일 새벽에 만나기로 한 그 친구와의 조우를 위해. 언젠가는 이 반복이 끝이 나리라. 살내음 맡을 사랑이던지, 식어 버린 내 몸둥아리던지. 글/사진 김재중 http://zzix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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