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어딘가에 부를 이름이 있으면 좋겠다.
어딘가에 내가 찾을 이름이 있으면 좋겠다.
전화기를 매만지다가 반가이 눈에 들어올 이름
아침에 눈 떠 생각나는 이름
잠들 때 생각나는 이름.
얼룩진 이름 말고
지워야 할 이름 말고
가슴 아픈 이름 말고
나를 욕되게 만드는 그런 이름 말고.
즐거이 부르던 이름도
생각나던 이름도
내 입에 붙어 있던 이름도
맴돌던 이름도
지나버린 이름이 아닌
새로운 이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이름처럼 내게 오래된 이름처럼 친근한 이름 하나가 있었으면 좋겠다.
글/사진 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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