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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다가 최근들어 카메라를 둘러메고 다닌다. 역시나 평소 들고 다니지 않던 카메라를 들고 다니니 사람들이 자꾸 물어본다. 촬영하고 왔느냐고, 무슨 일 있느냐고... 사진 찍는 사람이 카메라 들고 다니는 일이 이상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간 내가 너무 사람들을 의식하고 내 사진에 대해서 남들에게 의식하면서 생긴 버릇이 사진을 찍기 싫어하는 것이었다. 참 웃기는 일이다 사진 찍는 사람이 사진 찍기 싫다니 최근 다시금 내가 사진으로부터 자유할 수 있기 위해서 과거의 내 상황들을 기억해내는 과정인지라 자꾸만 이런 이야기들을 하게 된다. 내 사진을 보여주는 이 공간에서도 내가 찍은 모든 사진을 올리지는 않는다 잘 찍은 사진들만, 멋있어 보이는 사진들만 올려야 한다. 괜히 무덤 팔 일이 있느냐 말이다. 그러다가 뭔지 내 감성들을 죽이는 느낌이 들어 다시금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냥 사진 찍는 사람이 카메라를 들고 다닐 뿐이다. 더이상은 아무것도 없다. 뭐, 물론 들고 다니면 폼이 나기는 한다. ㅡ,.ㅡ 암튼 그렇게 들고 다니기 시작한지 겨우 며칠... 성가대석에 앉아 있던 나는 이 가족의 특송을 보고는 가만히 앉아 있질 못하고는 특송중에 성가대 가운을 입은채로 비좁은 틈을 비집고 나와서 사진을 찍었다. 우리 교회에서는 내가 그렇다는 것 쯤은 이제 다 안다. 워낙에 사진 찍는 폼이 요란스럽기에.. 그렇게 나와서 사진 찍은데에는 이 가족이 너무도 사랑스러웠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불치병이 있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이 친구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으면 좋으련만.. 아쉽다. 암튼.. 이 친구는 스무 두서너살로 들었다. 그러나 정신연령은 아직.. 대여섯..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 아주 잘 생긴외모와 아름다운 표정을 가졌는데 지적 수준은 그렇지 못하다. 이 가족들이 나와서 플룻을 불며 찬양을 드리는데 그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어쩌면 내가 그것을 찍기 위해서 카메라를 들고 있어야했던 내 숙명이나 섭리였을 수도 있다. 나로 인해서 누군가에게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참 기쁘다. 내게 주어진 달란트일지로 모른다. 나중에 숙제검사를 하게 될 그런 달란트... 열심히 써야겠다. 혹여 내가 젊은날에 요절이라도 하면 그 달란트로 남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음에 세상이 나를 원망할지도 모른다. "차.카.게.살.자"를 넘어서 세상에 도움되는 인간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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