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내 존재를 깨어보겠다고 시작한 작업이 이제는 사진으로는 78장.. 깨트린 병은 62병 엊그제부터 3일간 깨트린 것만 23병 시간으로는 9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참 재미있을 것 같지만 참 비참하면서 참 지루한 작업이다. 또한 참 뒷처리 많은 작업이다. 깨트리고 치우고 깨트리고 치우고 깨트리고 치우고 깨트리고 치우고 또 깨트리고 치우고. 또한 참 외로운 작업이다. 점점 내게는 특별히 변할 것도 없는 그저그런 사진으로 보인다. 뭔가 새로움을 추구하지 않으면 그저 고루한 작업으로 치부될 것 같기에 좀더 무언가가 가미된 작업을 해야만 했다. 원래부터 하고 싶었던 작업중에 공구사진 작업이 있었는데 깨어짐 작업안에 그 작업을 넣기로 했다.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보다 오히려 아름다운 사진이 만들어지더라. 스튜디오 한 구석에서 유리파편이 튈까 조심조심하던 작업을 이제는 스튜디오 한 중앙으로 옮겨서 과감하게 깨트리기 시작했다. 너무도 과감했던 모양인지 깨트린 유리파편이 눈으로 들어갔다. 한밤중에 누굴 부를 수도 없고 응급실을 가기에도 워낙 급박한 상황으로 급하게 응급처치를 했다. 거울을 들여다보고 눈물을 펑펑 흘려보고 수둣물을 틀어놓고는 눈을 씻어냈다. 워낙에 놀란 가슴인지라 가라앉히기도 힘들고 두려움은 앞서고. 병원에 갈 필요도 없이 누군가를 부를 필요도 없이 무사히 끝나기는 했지만 아! 쉽지 않은 작업이구나! 내가 하는 작업이 결코 만만한 작업은 아니구나! 오히려 더욱 이 작업을 심혈을 기울여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솔직히 참 많이 변한 나를 느낀다. 긍정적으로, 또 한편으로는 부정적으로도 내 스스로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아직도 내 자아를 깨트리기에는 부족하다. 언제나 깨어질까? 나란 놈은...... 글/사진 김재중 (zzix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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