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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영혼을 팔아 육신을 건사한 파우스트이기보다는 몸을 팔아 영혼을 구원하고자 했던 예수를 따르고 싶었다. 너무 거창한가? 나는 그저, 영혼을 팔던 육신을 팔던 외로움의 두려움을 떨치고 싶었다. 몸을 팔던 정신을 팔던 외로움의 처절함을 떨치고 싶었다. 너무 난해한가? 나는 그저 오늘, 나를 버리고 싶었다. 오늘 나는 그저, 세상 속에 버려진, 저 시궁창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저 쓰레기 하치장 어느 구석에서 냄새 풍기는, 저 희멀건 그라데이션의 구더기들이 꿈틀거리는 똥 속에 처박혀있는 나를 구원하고 싶었다. 차라리 육신과 영혼이 모두 죽어지면 모르련만 육신이 버려지던 영혼이 버려지던 어느 하나에 대한 미련을 품어야 하는 나이기에 육신도 아깝고 영혼도 아깝다. 그러나 만약 오늘 내가 영혼을 팔았다면? 그렇게 만약 오늘 내가 영혼을 팔았다면? 버려진 육신이 느끼는 한기가 아닌 버려진 영혼이 갈부림치는 영혼의 한기를 육신이 떠안았으리라. 참, 그저 손바닥 하나 가리거나, 손바닥 하나 치웠을 뿐인데 그저 썩어져버릴 육신의 치부 하나 드러냈을 뿐인데 오늘 나의 육신은 춥다. 오늘 나의 영혼은 버려진 육신을 떠나 노숙중이다. 글/사진 김재중 http://zzix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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