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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따스한 가을을 기다리며..

봄날에 초록 잎들이 돋던 사진. 쓸쓸함이라는 작업이 지겨울 만치 처절하게 찾아다니던 때에 그래도 그 쓸쓸함 속에서 보이는 희망빛을 찾아 돌아다닌 날이었다. 저 연한 초록 잎들이 이제는 진녹색으로 바뀌었고, 곧 탐스런 과실을 맺게 되겠지? 세상이란 건 참 그런 거 같다. 어젯밤에 내린 비가 누군가에게는 낭만스런 비 오는 밤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구질구질하고 곰팡내 나는 밤이 될 것이며, 어젯밤에 내린 비에 누군가는 연인과 손을 잡고 싱잉인더레인을 부르며 비를 맞았을 것이고 누군가는 그 비를 맞으며 그 날의 추억을 회상하며 가슴 쥐어뜯었을 것이며 어젯밤에 내린 빗 속에서 누군가는 연인과 촛불 켜고 와인 한 잔을 즐겼을 법한 빗소리였지만 누군가는 깍두기에 쓴 소주 병나발을 불었을지도 모르는, 창문 두드리는 낯선 빗방울 소리에 처절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도 상대적인 세상이다. 좋음과 나쁨은 언제나 같이 오더라. 좋음을 느끼며 살때에는 나쁨이 보이지 않고 나쁨 속에 살게 되면 좋음만이 부럽기만 하다. 그래도 내 아픔속에서 성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자부한다. 나쁨 속에 살면서 나는 세상의 아픔을 찾아 나섰고 나쁨 속에 살면서 나는 그걸 나의 예술혼으로 승화시켰고 나쁨 속에 살면서 나는 새로운 삶의 모티브를 만들어냈고 나쁨 속에 살면서 나는 행복의 소중함을 알았고 나쁨 속에 살면서 나는 저 초록 잎새로 스며드는 빛을 찾아낼 줄 아는 법을 배웠다. 아픔 속에서 아픈 자들의 삶을 알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아니 모든 걸 알지 못하지만 최소한 알고자 노력했고 아픔을 어루만지려고 노력하고 있고 아픔을 아픔만이 아닌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보려 애쓰고 있다. 나쁨과 아픔을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는 전혀 이해치 못할 웃기는 작태일지도 모른다. 마치.. 시커먼 나무 등걸 속에서 쓸쓸함을 느끼지 못했다면 연초록의 잎이 돋아나고 탐스런 과실이 열리는 모습을 그냥 세상 돌아가는 당위성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었을지도 모른다. 추운 겨울을 나고, 고드름이 얼고, 험한 폭풍 속 빗줄기들은 결국 탐스런 열매를 맺기 위한 필요악 같은 존재였음을...... 아플 때는 처절하게 아픈 것도 좋은 일이었음을......

글/사진 김재중(zzix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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