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의 불면은 제게 행복입니다]
발가벗은 채 누워 있는 아침에라도
그대 찾아오지는 않을까?
입 냄새 가득한 씻지도 않은 아침에라도
그대 찾아오지는 않을까?
냄새 진동하는 아침 용변 중에라도
그대 찾아오지는 않을까?
그대 생각만으로 무거운 머리를 일으켜
하루를 서두릅니다.
한 시라도, 한 번이라도 그대 가까이 두려고
일부러 엮어 놓은 일상 속으로 그대가 다가옵니다.
지난 밤, 잠은 편히 잤느냐는 그대 물음에
뭐라 답할 길이 없네요.
지난 날, 그대 사랑한다 고백한 나에게
가혹한 질문인지? 아니면 친절한 물음인지?
지금 내 앞에 그대가 존재함만으로도 지난 밤의 불면은 제게 행복입니다.
글/사진 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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