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봄이 왔다. 아니, 왔단다. 햇살 내리쬐는 공원에 나와 돌담 벽에 기대어 앉아 애꿎은 수첩과 만년필을 꺼내어 들었다. 지난 밤 술에 취해 아스팔트에 갈아 먹은 내 얼굴이 나른한 봄 햇살에 짜증만 내고 있을 뿐이다. 우화속의 바람과 햇님의 이야기도 생각이 났다. 내 시커먼 가죽점퍼를 봄 햇살이 벗겨내었건만 그냥 더워서 짜증나서 벗은 것 뿐이다. 그딴 감상은 아직 안 먹힌다. 그렇게 봄은 왔건만 내 가슴은 언제나 겨울이다. 글/사진 김재중 http://zzix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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