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꿈속에 나는 나는 워커신고 좆뺑이치는 군대를 들어갔다. 다른 꿈들은 전부 내가 조절하면서 스토리 구성을 할 수 있건만 왜 군대 꿈만큼은 스토리 구성이 전혀 안되고 붙잡혀 끌려가는지 알 수가 없다. 단지 그 뿐이랴! ... 뺑이치는 군대를 두 번이나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 인사계에게 따져물어도 행정상의 오류 때문이기는 한데 어쩔 수가 없다는 답변이다. 법적으로 복무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매번 꿀 때마다 똑같이 정해진 전개구성이다) 요즘 꾸는 군대 꿈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서 HD화질에 시네마스코프 화면비율로 꾼다. 이미 민방위도 끝나가는 시점에도 군대 꿈을 꾸어야 하는 것도 서럽지만 그 꿈속에서 현실처럼 느끼는 불안감과 울분을 집어삼킬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젠장맞을, 이렇게 쓰는 도중에 겨드랑이에서 흐르는 땀은 무엇인가? 한동안 느끼지 못했던 다한증이 군대 꿈 기억 하나로 다시 재발되었다. 이외수선생님 촬영관계로 감성마을을 진입하면서 강원도 화천 칠성부대 마크를 보았을 때만해도 그저 아련한 추억 같은 느낌이었는데 어찌 꿈속에서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두려움을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다. 문제는 이런 꿈이 한 두 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너무 현실 같은 말도 안 되는 스토리가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구렁텅이 속으로 발목을 붙들고 빠져들어 간다. 어젯밤 꿈에서는 고지 정상까지 죽을힘을 다해 올라갔으나 관절염 때문에 도저히 내려갈 수 없으니 니들이 알아서 데리고 내려가라고 윽박을 지르고는 울리는 휴대폰 알람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다시 꾸고 싶지 않다. 군대 꿈. 군대에서 축구한 꿈은 더더욱 싫다. 이놈의 관절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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