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렵니다!]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을 했드랬습니다.
온전한 정신을 넘겨주겠다 다짐하며 아들의 이름을 소울(Soul)이라 지었습니다.
강요는 하지 않을 겁니다.
온전한 아빠를 보여주고, 선택은 자신의 몫이 되겠지요.
한 해, 두 해를 살아가며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그래서 아빠의 흔적을 남기려 합니다.
아빠의 역사는 보잘 것 없지만,
아빠가 살아내려 했던 정신은 남겨주려 합니다.
처절하게 싸워야 했던 세상도 보여주려 합니다.
내 아들이 한글을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보장도 못합니다.
모두 한국말을 가르치라고 하지만 우선 먼저 온전한 언어 하나를 가르치겠습니다.
제가 한국말을 못해서 한국말을 가르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욕심 있습니다.
부모라면 욕심 있습니다.
이렇게 지껄여 대는 부모라면 더더욱 욕심이 있습니다.
훗날 아빠의 흔적을 보게 될 아들을 위해서,
그가 태어난 첫날 다짐했던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려고 합니다.
그래서 더 싸워내려고 합니다.
세상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 보이려 합니다.
그렇다고 협상조차 하지 못하는 아빠는 되지 않을 겁니다.
굳건한 가치관 속에서 만들어진 자존심, 그걸 남기려 합니다.
그렇게 오늘도 말들을 엮어 갑니다.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는 헤아리지 않았습니다.
몇 년의 해를 지나,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오롯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뚫린 입 나불거려 쓰는 글이 아니라,
진정 추구함을 남기려 합니다.
싸구려 단어라도 그 속에 담긴 해학과 진정성을 보여주려 합니다.
아무리 포장을 하려 해도 되지 않는 제 자신이 그렇듯,
겉치레로 보이는 가치관보다는 싸구려 단어와 함께 하는 가치관을 보여주려 합니다.
그렇게 써내려 가겠습니다.
나의 소울(Soul)에게 부끄럽지 않은 글을.
글 아빠 김재중
사진 엄마 Anne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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