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함... 지긋지긋함!]
1년이 다 되어 간다.
1년이 지났다.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1년을 훌쩍 넘겼다.
도대체 내 쓸쓸함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야 하는 건지?
사랑이 지나 버렸다고 생각했던 즈음?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던 즈음?
이혼신고를 한 즈음?
쓸쓸함을 사진으로 찍기 시작했을 즈음?
쓸쓸함은 언제 종식될까?
사랑이 시작되면? 이미 시작되었지 않은가?
사랑이 잊혀지면? 잊혀지지 않을 것이잖은가?
사랑이 지겨워지면? 사랑에 미치는 놈이지 않은가?
쓸쓸함!
어느 놈이 이 단어를 만들었을까?
참 쓸쓸한 단어이다.
쓸쓸함!
나란 놈은 왜 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을까?
놓지 못 할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쓸쓸함!
더 이상 양희은의 음반을 듣지 못하더라도
내게 계속 존재하는 내 감성일 것이다.
이 새벽 스튜디오 바깥에서 새어 들어오는
귀뚜라미 소리와 가을바람에
여름의 쓸쓸함을 종식하련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찾아오겠지?
그리고 나는 다시 또 그 해에 한 해 한 해를 겹으로 쌓아 갈 것이다.
양희은의 음반으로 내 쓸쓸함을 더욱 두꺼이 했듯이
내 사진으로 누군가의 쓸쓸함을 더욱 두꺼이 해주고 싶다.
결국 이겨내야 할 쓸쓸함의 동질감을 보여 주고 싶다.
그가 느끼는 쓸쓸함이란 감정 그 자체가 결코 쓸쓸하지 않다고.
결코 혼자 느끼는 감성만은 아니라고.
그렇게 위무해주고 싶다.
오늘도 쓸쓸함이 바람에 스치운다.
글/사진 김재중
zzixa.phot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