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밥집에 들어와서는, 아니 정확하게는 멀리가기 싫어 스튜디오 일층 식당에 들어와서는 저녁 열 시가 넘어 국밥에 소주를 시켰다. 한 잔 두 잔 술 속에 석 잔 넉 잔 술을 마셨고 술안주로는 내가 써 놓은 글을, 남들 다 비벼대는 사각의 화면으로 비벼보았다. 나는 짧은 글보다는 긴 글을 쓰는 편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짧은 글을 원했다. 나는 수필에 적당한 사람이었건만 나는 짧게 쓰기위해 어느새 시인이 되어버렸다. 사진을 찍으려 했건만 누군가는 사진에 해설을 붙이지 말라 했건만 나는 어느새 시인이 되어가고 있었고 어느새 나는 글에 넣을 사진을 찍게 되었다. 사진에 넣을 글이 아닌, 글에 넣을 사진을. 수필을 써야했건만 짧은 글을 쓰기 위해서 너무 함축적인 표현을 썼나보다. 글의 뜻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소주 한 병에서 두 병으로 넘어가는 그 순간을 갈등하는 찰나 속에서 나의 글들을 살펴보았다. 어렵다. 절대 어렵지 않은 글을 쓰려고 했건만 어렵다. 글을 써놓은 장본인인 나조차 어렵다. 씹할!
이별하고서는 사랑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어렵다. 좆나게!
글/사진 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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