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얗게 꽃비를 내려주던 그 벚꽃 길 아래. 새까만 버찌열매 짓밟혀 해야 할 말들을 눈물로 번져버린 잉크자국 같은 이야기로 써나간다. 술 취한 밤 하염없이 써내려간 그 알 수 없는 상형문자들의 이야기처럼. 그 아름답던 봄날의 시작을 알리던 그 길목에서 봄날은 간다는 이별의 편지를 써내려간다. 피고, 지고, 맺히고 또 지는 동안 내게 존재한 것은 족쇄처럼 발목을 붙들고 있는 외로움과 쉽게 종식되지 않을지 모르겠다는 체념뿐 "벚"이 있다 가는 동안 "벗"은 없었다. 글/사진 김재중 http://ZZIX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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