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을 헤매인다. 꿈속에서 똥이 마려워 급하게 엉덩이를 까고 설사를 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방이 똥천지이고 내가 밟고 있는 자리 또한 똥천지이다. 그것도 잘 삭혀진 물개똥 천지이다. 그리고는 그 속에서 하얀 밥풀들이 꼼지락거린다. 내 발목을 타고 올라오는 구더기들의 간지럼을 느낀다. 싸던 똥을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생각과 그 자리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으로 죽을 똥 살 똥 안간힘을 쓴다. 꿈에서 깨었다. 꿈에서 깨는 순간 방귀와 함께 똥이 나왔다. 설사다. 누운 채로 망연자실해 있다. 꿈속에서 똥밭을 헤매다가 잠에서 깬 바로 그 누운 자리에서 설사를 했다. 뭔가 어쩌질 못한 채 가위에 눌린 듯 일어서질 못한다. 사태수습을 위해서 눈을 감고 고민을 해본다. 눈을 감고 고민을 해본다. 눈을 감고....... 꿈에서 깨었는데도 꿈속에서 또 헤매인 것이다. 그것도 똥과 같이 하는 변비몽사몽이다. 꿈과 현실이 구분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현실도 그렇지 않을까? 꿈꾸는 이상과, 살아내야 할 현실과, 도피해야할 현실과, 향해 나아가야할 이상 속에서 어느 것이 현실이고 이상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로 현실 속에서 도피하고자 죽을 똥 살 똥 안간힘을 써보지만 또 다시 현실 속에서 짐 지워진 어깨 위의 무게에 짓눌려 이상을 꿈꾸는 것인지 아직 현실 속에서 헤매이는 것인지 이것이 사랑인지 이별인지? 이것이 이별인지 사랑인지? 하늘과 바다를 구분하지 못하는 화이트아웃처럼 그렇게 우리는 그 무엇 속으로 빠져들어 이상에 대한 자멸의 길로 치닫는 그런 현실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상 없는 현실을 살면서 이상이라고 떠벌리는 존재인 상태, 또는 현실 없는 이상을 살면서 진정한 이상이라고 우기는 상태.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아직 꿈꾸나? 아직 똥싸나? 글/사진 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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