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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 vs. 모험생

흰색 스키니 바지 빨간색의 쫄티 할리 데이비슨에 어울릴 법한 까만 가죽점퍼 갈색 웨스턴 부츠 까만 중절모에 위아래로 기른 수염 그리고 손에는 고서점에서 구한 한문으로 표지가 도배된 빛바랜 소설책 한 권 만년필 꽃힌 가죽수첩 하나 작은 어린이공원에 앉아 한 시간 여 책을 읽다가 웨스턴 부츠의 굽으로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불 붙히지 않은 곱상한 던힐 나노컷 담배 한 개비 물고는 유유자적 공원을 가로질러 나왔다. 공원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범생 스타일의 직장인도 내 나이이거나 한 두 살 많아보이던 아줌마들의 수다도 어느새 모두 내게로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나는 공원을 빠져나와서야 담배에 불을 붙혔다. 양아치도 아니다. 모범생도 아니다. 양아치와 모범생을 아우르는 모험생이다. 글/사진 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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