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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장애


당신이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그 일을 하라 - 엘리너 루즈베르 - 어느날 뇌성마비 장애인들과 뮤지컬 공연을 본 적이 있다. 자신들이 가진 외형적 컴플렉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우월(?)한 배우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 나중에 주연배우와의 기념촬영때에 배우를 향한 그들의 부러운 시선들.. 그때 생각했다. 내가 저들을 내가 배우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면서 쓰는 조명기술을 조금만 써주면 저들도 멋지게 나올텐데.. 일반 사람들은 뭐가 어쩌고 저쩌고 말만 많은데 저들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처음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무한한 감동을 느껴주며 내게 큰 보람을 안겨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또 내가 가진 작고 보잘것 없는 달란트로 인해서 누군가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 부풀어 있다가 3~4개월의 시간을 보내고는 어제서야 그들 틈으로 끼어들어갔다. 밀알학교에서 모이는 밀알선교단 예배 관계자와 간단한 이야기를 주고 받고 분위기 파악 좀 한 후에 다시 이야기하기로 한 후에 이곳 저곳을 살펴 보았다. 혹시라도 장비를 옮겨서 촬영하게 될지도 모르니 적당한 촬영장소도 물색하고 학생들이 그려 놓은 멋진 작품들도 감상하고 장애인들과 같이 밥도 먹고.. 그러다 화장실을 들어갔다. 내가 서 있는 소변기 앞에 붙어 있는 작은 액자의 문구.. "당신이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그 일을 하라" 이미 마음을 먹고 오기는 했다만 솔직히 용기는 없었다. 저 문구를 본 순간.. 운명이구나. 내가 이런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운명이고 내가 이 순간에 이곳에 존재하는 것도 운명이고 또 이 순간이 운명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저 문구조차도 내게는 운명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벌써 16년전부터 앓아오던 관절염 덕분에 내게는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남달랐다. 그러나 내가 그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하철에서 물건을 파는 장애인들 지하철에서 구걸을 하는 장애인들을 보면서도 정당하지 않은 댓가라는 생각으로 그들을 회피하기만 했었다. 10년전즈음인가 내가 하던 사업안에서 장애인을 위한 기금마련을 위한 작은 일도 해보았다. 그러나, 내가 직접적으로 그들과 함께 하기는 쉽지 않았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우리 목사님도 시각장애인이고 나를 끔찍히도 사랑해주는 얼굴에 침을 듬뿍듬뿍 묻혀가며 뽀뽀를 해주는 영길이도 지적장애인이고, 합창단에서 만난 테너의 솔리스트급의 단원도 시각장애인이고 간혹 술먹는 술친구 형도 장애인이고 심지어 우리 큰형도 장애등급을 받았고 우리 어머니도 장애등급을 받았고 지천에 장애인들이 산재해 있다. 그러나 길거리에서 이상한 표정과 이상한 소리를 하는 또는 근육병이 있어 몸도 못움직이고 얼굴도 제대로 못움직여 말도 제대로 못하는 장애인들을 보면 나는,, 또는 우리는 그들을 멀리 돌아간다. 어제는 그들 틈에서 함께 예배를 봤다. 얼굴도 못움직이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그들이 찬양부르는 시간에 앞에 나가서 춤추고 소리지르고 아멘을 외쳐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내 마음의 장애를 느꼈다. 내가 얼마만큼이나 하나님을 부르짖어 봤던가 내가 얼마만큼이나 그들처럼 기쁘게 전심으로 외쳐보았던가 그냥 마지못해.. 남들하니깐.. 나는 그들보다 더한 장애를 내 가슴속에 가지고 있었다. 그들 틈에 있는 "나"라는 아주 작은 존재를 느꼈다. 좀더 치유하고 좀더 성장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내 마음의 장애를 위해서.... 그냥 어느날 하루 자원봉사랍시고 카메라 들고 가서는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이 사진 찍고 싶지는 않았다. 좀 길게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그 이전에.. 그들과 좀더 시간을 보내고 그들과 동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한 달 이상은 그들의 예배에 함께 하련다. 그리고 그들의 그 아름답던 모습들로 인해서 내 마음의 치유를 먼저 하련다. 아직도 그들의 아름다운 표정이 눈에 선하다. 토요일 : 기독선교합창단 일요일 : 주일예배 월요일 : 대학로 공연관련자 예배 화요일 : 장애인 예배 이러다 전도사가 될지도 모르겠다. 글/사진 김재중 (zzix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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