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배려]
수업을 하는 것도
강좌를 하는 것도
당신이 내게 무슨 말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나는 당신에게 참 많은 것을 배울까요?
이 조형물을 보고 당신을 떠올렸습니다. 내게서 밥을 받아 먹던 당신의 모습이 그렇게 크게 입을 벌리던 것은 당신의 나에 대한 배려였습니다.
내 나이 7살 8살부터 3년간이나 중풍으로 병상을 지키며 누워있던 아버지의 얼굴이 떠 올랐습니다. 밥 숟갈을 넣어주려고 하면 참 커다랗게도 입을 벌리셨지요. 그때는 참 그게 미웠습니다.
오늘 당신에게 밥 숟갈을 넣어주면서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입을 커다랗게 벌려주니 참 쉽게 숟갈을 입에 넣어 줄 수 있더군요. 그게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였던 것입니다.
네 입을 크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 (시 81:10)
나는 누군가에게 크게 입을 열어 도움을 요청했던 적이 있던가?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입을 크게 열기는 커녕
기도조차 못한답니다.
참 바보인가 봅니다. 나는......
글/사진 김재중 http://zzixa.photo 한국밀알선교단 장애인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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