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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짓거 대학등록금 공짜로 해줘라! (대학등록금 반값 시위 반대 9)


쪽팔리다! 한국 나이 서른여덟에 처음으로 여권에 도장 찍어 봤다. 어느 누구 하나 내 나이 되어서 여권에 도장 찍어 보지 못한 사람이 없다시피 죄다 나가 봤다는 외국을 처음 나가 봤다. 기껏 해봐야 변기 뚜껑 하나에 감사해야 하는 나라, 필리핀을 다녀왔다. 변기시트 대도(大盜)가 있는 나라, 국제호텔 카지노 화장실마저 그 흔해 빠진 변기시트가 없는 나라. 남자화장실 소변기를 놔두고는 기어코 변기시트가 없는 대변기에 오줌을 누는 그런 나라. 그렇게 오줌발이 튄 좌변기에 또 다시 시트 없이 궁둥이 까고 앉아서 똥 싸야 하는 나라. 한국 사람들은 누구나 말한다. 후진국 필리핀이라고. 그러나 필리핀 현지인들과 입 한 번 제대로 뻥끗거리지 못하는 대한민국 국민들. 기껏해야 해외여행 처음 가본 고졸자 김재중은, 없는 필리핀 사람들 주머니 털어 자진해서 사주는 술을 얻어먹을 만큼 그들과 영어로 농담을 나누고 그들의 일상 속으로 깊숙하게 파고 들어가는 그런 대화를 구사했건만 신혼여행도 아닌 해외여행이랍시고 나올 만큼의 사람들이라면 80~90%이상은 대학이상 학력자들이련만 내가 스쳐 보낸, 아니 6시간 가까이 지켜본 3일간의 머릿수 100명 가까운 한국 사람들 중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현지인들에게 말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한국인들. 물론 돈이라는 목적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배려와 봉사에 대해서 혓바닥을 구부리던 구부리지 않던 혓바닥을 이로 깨물어 내는 발음이던 아니던 땡큐이던 쌩큐이던 그 흔한 말 한 마디조차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한국인들. 참 대견스럽다. 입은 닭똥구멍으로 달고 다니는 대한민국 국민들, 대한민국 대졸 국민들. 아니면 대졸 대한민국 국민들은 선진국으로만 놀러 다니는 건가? 미~쿡이나 유우~럽 정도는 가 줘야 대한민국 대졸 국민들이라도 되는 건가? 하룻밤에 그들의 몇 달 인건비를 소비하면서도 영어로 말 한 마디 제대로 건네지 못하고 한국인 식당에 들어가 비싼 한식만 먹어야 하는 대한민국 국민들. 성질 더럽고 인간성 더럽고 싸가지 없다는 고졸 김재중에게 한국 사람들 수없이 겪어 봤음에도 당신처럼 친절하고 말을 잘 건네주는 사람 처음 겪었다는 소리를 듣는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참 감사한 대한민국 대졸 국민들. 처음에는 잘난 척 하는 꼴사나운 어느 잘난 한국인으로 보다가 "I just graduated only high school."이라는 말에 놀라는 그들. 오히려 그들과 같은 학력이거나 심지어는 그들보다 못한 학력으로 그들에게 접근하는 나를 두고는 여느 대학 나와 해외여행을 와서는 입 한 번 뻥끗 못하고 돌아가는 한국 사람들을 보아오다가, 택시를 타서는 말 한 마디 못하고는 쪽지에 적어진 주소를 주면서 "고, 데얼"말고는 아무 말 못하는 한국 사람들을 보다가, 한국 사람들은 영어 할 줄 모르냐는 택시기사들의 물음을 자아내는 그런 한국 사람들을 보다가 고졸 밖에 되지 않으면서 깊숙한 농담까지 주고받는 나를 보고는 놀라는 그들. 말만 잘하면 잡상인의 상술에 넘어가서도 5000페소의 부르는 값을 탄두와이 술 한 병을 포함해서 1500페소까지 깎을 수 있건만 부르는 값을 다 치러야 하거나 또는 그 상술조차도 이해하지 못해서 시도조차 해 보지 못하는 참 대견스러운 최고 학력수준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 필리핀 후진국 국민들의 생활모습은 가난과 무지와 배고픔이 주는 후진국의 안타까움이었다. 필리핀 후진국 대합실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가식과 무식과 어설픔이 주는 선진국이라 떠벌리는 안타까움이었다. 대학을 나와도 특별히 써먹을 곳이 없어서 단순 노동력의 인건비에 의존해야 하는 필리핀 국민들. 대학을 나와 봐야 특별히 내세울 것 없어서 입을 무겁게 하고는 폼만 잡는 대한민국 국민들. 술 취한 길거리에서나 볼 수 있는 벤치에 드러누워 잠들듯 그렇게 벌러덩 누워 있는 수많은 대합실의 대한민국 국민들 길게 연결된 대합실 의자에서 개다리 떨며 의자를 흔들어 대기에 자리 옮기고 있는 시커멓고 스타일 이상한 나를 노려보는 대한민국 국민들 둘이 같이 나란히 앉을 자리를 찾고 있는 커플들에게 사람 앉을 자리가 아닌 짐 놓을 자리를 차지하면서 자리 맡았다 하는 대한민국 국민들 분명 빈자리였건만 자기 새끼 잠자고 있는 바로 옆자리도 아닌 옆의 옆자리에 앉은 사람 쫓아내며 거기 자리 있다 하는 대한민국 국민들 후진국 국민들의 수준을 비하하던 것은 까맣게 잊고는 제 목구멍 들어간 컵라면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넣기를 까먹는 대한민국 국민들 애니멀프린트의 하늘거리는 원피스와 명품 썬글라스와 하이힐을 신고는 캔맥주를 기내에 들여가려 하던 섹시된장 대한민국 국민들 그리고는 검색대에 걸려서는 영어는 고사하고 "안 돼? 안 돼? 하나도 안 돼? 하나도?' 반말 지껄이며 맥주캔 줄줄이 꺼내 놓는 대한민국 국민들 하루 단돈 육천 원 인건비 주면서도 밥조차 제대로 먹이지 않고 손님 먹다 남은 잔반으로 끼니 때우도록 만드는 현지 채용주 대한민국 국민들 고작 작은 관심 하나로 몇 푼 없는 자기 주머니 털어 술을 대접할 만큼의 호의를 베풀 수 있도록 만들어 준 한심한 작태들이 상상이 가게 만드는 대한민국 국민들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 대졸 국민들의 현실이다. 대학 등록금 아깝다. 그렇게 아까운 대학 등록금 왜 돈을 받는 건지 모르겠다. 대학등록금 반값만 깎아 주지 말고 그냥 공짜로 다니게 해줘라! 그렇게 죽도록 영어공부하고 그렇게도 대학에서 교양과목으로 영어공부 해 놓고는 외국 나가서는 한 마디 말도 못 건네는 그런 고졸보다 못한 대학교육의 현실이라면 그냥 공짜로 다니게 해줘라. 대학등록긍 공짜! 공짜로 대학 다닐 수 있게 해줘라! 어차피 외국 나가서 대한민국 망신살 다 뻗칠 대학교육이라면 공짜로 다니게 해줘라! 어차피 외국 나가서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할 대학교육이라면 공짜로 다니게 해줘라! 대학등록금 반값 결사반대! 완전 공짜! 글/사진 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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