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내 사진은 이미 내 범주를 넘어선 작품이 되었다. 어느 순간 나의 독백은 이미 내 범주를 넘어선 에세이가 되고 시로 변하고 있었다. 아픔속에서 딛고 일어서려 했던 것인지? 그 아픔을 표현해보려고 했던 것인지? 좀 있어 보이자면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키려 했다 하겠지만 솔직한 지금의 심정은 닭인지? 달걀인지? 모르겠다. 좀 더 내 글 같은 글 쓰고 싶다는 말에 노랫말을 쓰던 친구가 자신이 쓰던 만년필을 주었다. 좀 더 내 글 같은 글 쓰고 싶다는 말에 사진작가가 왜 글을 쓰느냐는 핀잔은 나를 더욱 자극했다. 내 사진은 더욱 내 감성에 젖어 들었고 내 글은 더욱 내 사진을 필요로 했다. 홍어, 돼지보쌈, 묵은 김치의 조합처럼 하나씩 하나씩 나의 사진은 그렇게 옷을 입어 갔다. 내 친필로 명확히 이름이 보이는 사인을 넣기 시작하고는 또 다시 내 사진들은 불이 붙었다. 사진은 예술도 아니라고 말했던 서양화를 전공한 친구로부터 진정한 예술가라는 소리를 들었다. 내게 강 같은 평화라는 찬송가처럼 내게 강 같은 예술, 내게 샘 솟는 예술혼이 되었다. 그와 더불어 늘어가는 건 술과 담배와 수염과 빈 지갑이다! 글/사진 김재중 http://zzix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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