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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닥 인생


어제 저녁 그녀의 회사 사람들의 회식자리에 끼어서 주는 술 다 받아 마셨다. 12년 전의 직장생활 회식 이후에 직장인의 회식자리에 참석하기는 처음이다. 또 비록 남의 회식자리이지만 1차에서 일어서기도 처음인 듯 하다. 비록 주는 술을 다 받아마셨지만 긴장감으로 나를 무장하고는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잠들어 버렸다. 내 곁에 있는 한 여자로 인해서 긴장감이 풀어져 버린 모양이다. 내 곁에 있는 한 여자로 인해서 나는 내 집 같은 편안함이라도 느낀 모양이다. 8년 전 나는 수시로 길바닥에 잠을 자곤 했다. 대낮에도 술을 먹고는 길바닥에서 잠들어 버리곤 했다. 결혼을 하고는 수없이 길바닥에서 깨어나야 할 운명처럼 여겼지만 단 한 번도 길바닥 신세를 져 본적이 없다. 이혼을 하고는 수없이 길바닥에서 깨어나야 할 운명이 다가올 것 같았지만 단 한 번도 길바닥 신세를 져 본적이 없다. 그런 내가 8년 만에 차에서 내려 길바닥에 쓰러져 잠들었다. 두 발짝 스튜디오 건물 앞 주차장에서 잠들어 버렸다. 그리고는 8년 전의 세월로 돌아가 버렸나보다. 그렇게 가슴 아리던 결혼반대들에 힘겹던 시절로 돌아간 모양이다. "가버려" 내 곁에서 힘들까봐 그냥 가버리라고 했던 말을 지금의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취중에 해 버린 모양이다. 까마득한 옛 시절의 기억이 취중의 머릿속에서 현실과 교차된 모양이다. 그 아픔의 트라우마가 잠재된 내 의식 속에서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 모양이다. 지금 다시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들 속에서 그렇게 아물지 못한 흉터가 보여진 모양이다. 길바닥에 쓰러져 자곤 하는 친구가 안쓰러워 길바닥에 쓰러져 자곤 하던 내 옛 시절 기억에 안타까워 스튜디오 바닥에 반사판으로 쓰는 스티로폼 깔아 재워주곤 하던 나인데 8년 전의 길바닥 김재중으로 변했다. 아니 지금 이렇게 행복한데 잠시 옛 김재중의 모습이 비쳐 나왔다. 어쩌면 이전의 아픔일 수도, 아니면 결혼과 이혼 과정 그 이전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그 아픈 상흔들을 뛰어넘어 그 이전의 나의 다짐과 나의 모습으로 돌아간 건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 내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버려" 한 마디는 내 평생 마지막 말이 되리라. 글/사진 김재중 http://ZZIX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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