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들의 파편
새벽부터 달려온 낯익은 낯선 도시 그리고 낯익은 낯선 새벽 강가 덜 깬 술과 덜 깬 기억들의 파편 만년필의 잉크 자국에 형체를 물들이는 눈물 같은 빗방울 불 붙이지 않은 갈색 담배만 술 냄새 가득한 입에 물려 만년필 흘러가는 궤적 따라 어지럽게 또는 질서정연하게 내 시선 속에서 흔들린다. 빗방울에 잉크가 번지며 20살의 아득했던 추억들이 수채화처럼 덜 깬 망막 속에서 펼쳐진다. 그 철없던 시절 여기 어디선가 빨간색 맨투맨 티셔츠 속 고양이에게 할퀴었다던 너의 포근했던 젖가슴의 체온이 손끝에서 되살아난다. 추억의 편린처럼 어지럽게 날개 짓하는 하루살이 떼의 파랑 같은 물결 그리고 또 다시 잉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