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린다. 수단은 사진을 빌리지만 나는 그림을 그림다고 생각한다. 내 감각의 촉수를 길게 내민다. 상처받기 쉬운 여리디 여린 촉수를 꺼낸다. 굳이 이름 붙이자면 감성이라고 부르는 그 촉수를 꺼낸다. 때로는 그 촉수가 판단도 하기 전에 느껴버리는 촉수에 반응한다. 그걸 감각이라고 부르는 것도 같다. 아무리 강조해도 없는 자에게는 나타나지도 않는 촉수를 드리우고 피사체를 만난다. 그렇게 시간으로 절제되는 촉수의 감각을 살려 크로키 작업을 한다고 생각한다. 디테일을 보여주기 위한 사진보다는 느낌을 담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 글/사진 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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