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새벽 2시가 되면 오게 된 문자메세지 "자냐?" 술 먹자는 문자다.. 어제는 침대에 누워 책을 한 권 끌어안고는 잠을 청하고 있는데 기주형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오늘은 일찍 자려고 했건만.. 97~98년 The Day라는 그룹의 정인(情人)이란 곡으로 챠트2위까지 올랐던 가수이다. 아직도 인터넷 검색을 하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명곡으로 꼽고 있는 곡이며 또한 가수이다. 가수로서의 또는 사람으로서의 여러 시련을 겪고는 어느새 내 곁으로, 친구로 다가온 사람이다. 어느 날인가 멋진 촬영 한 번 하자는 제의가 있었건만 뭔가 그럴 듯 하게 계획하면 절대로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컨셉 촬영이다. 어제는 그렇게 걸려온 문자메세지에 눈꼽떼며 일어나서 새벽 6시까지 주거니 받거니 둘이서 안주 만들어가며 마시던 술자리에서 곧장 촬영에 들어갔다. 아무런 메이크업도 아무런 복장준비도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는채로 그저 마음 통하는 남자 둘이서... "쌩쑈"를 했다. 지저분한 스튜디오의 물건들도 전혀 정리하지 않은채로 우리 직원 실장의 데생 레슨을 하던 캔버스들도 그대로 놔둔채로 술자리의 소주병들과 어느 것 하나 건드리지 않은채로 그냥 내가 그 자리에서 느끼던 그 느낌 그대로 촬영을 했다. 물론 표정과 설정 연출은 당연히 있어야 사진이 될 수 있으니 그마저 없다면 그냥 아마츄어가 술자리에서 친구사진 찍은것과 다를 것이 없을 것이기에 작가적 감성과 술자리의 가축적인 분위기를 함께 가미하여... 인생이란 어느 순간엔가 계획하지 않은채로 내 곁으로 다가오는 행복과 불행의 연속체이기도 하고 또 인생이란 어느 순간엔가 느끼고 있었지만 그걸 표현해보지 못하고 표현하더라도 무시당한 감정의 낭비속에서 살아가고 있더라 그래도 어느 순간 미친듯 설정을 만들어 보는 것도 아직 내게 남아 있는 젊음과 열정이라는 에너지를 불태워보는 기회가 되어 좋다.
글/사진 김재중 (zzix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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