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 Kim, JaeJung

잿더미 속 금가락지

폐허도 아닌, 쑥대밭도 아닌
 
그저 까만 잿더미만 남은 판자촌의 불타버린 곳에서 가장 처음 들었던 소리
 
"찾았다!"
 
불길 속에 녹아버린 상자 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동전 몇 개 들어있고 형체도 없이 녹아있는 몇 개 되지 않는 작은 물건들.
 
그 속에서 찾은 것은 30년 세월의 결혼반지였다.
 
그 속에서 찾은 것은 황금이 아닌 결혼가락지였다.
 
이미 녹아서 형체도 알아보지 못할 것 같은 무언가를 들고는
 
마냥 좋아하고 있는 집도 절도 다 잃은 한 여인의 미소!
 
글/사진 김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