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 Kim, JaeJung

이게 아닌데

내 나이 열 아홉부터 사회생활에 뛰어들었다.
 
아닌 건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살았다.
 
그런데 나이 40이 다 되어 가다보니
 
이제는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고 산다.
 
누군가는 철들었다 할 것이다.
 
나는 세상에 길들여졌다는 생각이 든다.
 
난 변치 않을래! 힘 없는 어른들처럼!
 
난 믿고 살테아! 꿈결 같은 세상!
 
그렇게 20년 넘도록 부르던 노래방 18번이 변색되고 퇴색되었다.
 
결국 나도 세상에 물든 것일까?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는데 커다란 결심이 없이는 힘들다.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면 뒤쳐져 버리는 세상!
 
내 인생이 그러했다.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면서 살았건만
 
내게 남은건 드럽고 치사한 인사고과 등급
 
아무리 일 잘해도 소용없는 것이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만의 삶을 찾아서 여기까지 왔건만
 
그저 돈 몇푼어치의 날품팔이 예술을 위해서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지 못한다.
 
아닌 건 아닌데......
 
단칼에 잘라 말하지 못하는 내 인생이 되어 버렸다.
 
병신!
 
글/사진 김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