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 Kim, JaeJung

어느 날의 기다림

받아 볼 사람 없을 것 같은 편지를 쓰고,
 
보낼 자신이 없을 것 같은 편지를 붙들고,
 
결국 답장이 없을 것 같은 편지를 보내고,
 
새하얀 빨래를 널고는 하늘을 걱정하듯
 
하루 종일 늑골이 조여드는 감정과 불안함에
 
이미 부러졌던 늑골이 어느 한 내장을 찔러댄다.
 
끝내지 못할 것 같은 사랑을 끝내고,
 
잇지 못할 내 삶의 자락들을 다시 이으려하고,
 
이루지 못할 것 같은 불안한 사랑을 자초하며,
 
낮게 내려앉은 무거운 하늘에서는 무거운 비가 내리고,
 
하늘거릴 것 같은 커튼자락도 내 마음처럼 무거이 내려앉아서,
 
젖은 바람만이 내 마른 가슴을 적시고 있다.
 
글/사진 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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