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 Kim, JaeJung

상념의 산허리에 올라

상념의 산허리에 올라
 
하늘을 올려다본다.
 
뻗은 손끝에 닿을 듯
 
구름 한 조각이 하늘을 난다.
 
솜털도 아닌,
 
솜사탕도 아닌,
 
바스러질 듯 반짝거리는
 
성에구름이 난다.
 
청명한 하늘을 날며
 
상념의 날갯짓이 만들어 낸
 
위태로운 바람에 파르르 뱅글거린다.
 
뜨거운 열정의 태양빛이 내리면
 
스르르 사그러질 것만 같은 성에구름 하나.
 
어지런 잡념의 돌풍이 일면
 
산산조각 부서질 것 같은 살얼음구름 하나.
 
가시가지 뻗어 뭉쳐진
 
솜털처럼 가벼이 하늘을 나는
 
살얼음구름에게서
 
위태로운 나의 영혼을 본다.
 
그리고 나는 잠을 깬다.
 
글/사진 김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