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 Kim, JaeJung

사진질, 사랑질

이제는 나에게 중압감이라는 것이 생겼다.
 
지금껏 찍은 사진들보다 나아야 한다라는 중압감.
 
그러다보니 지금껏 느끼고 보아왔던 그 이상의 느낌이 아니면
 
사진을 찍기가 싫어진다.
 
자칫 어설픈 사진 찍으면 이전에 내가 절대 찍지 않으려고 했던
 
누구나 다 찍어대는 밋밋한 풍경사진으로 전락될 수 있다라는 그런 중압감.
 
그래서 그렇게 애타도록 비가오길 바라고 눈이 오길 기다린다.
 
아무도 카메라를 치켜들지 못할 정도의 그런 눈과 비를 기다린다.
 
그런 날이어야 내 비싼 카메라를 들고 나가 사진을 찍는 의미가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사랑도 나에게 중압감으로 다가온다.
 
이제껏 해왔던 사랑보다 더 지독한 감기같은 그런 사랑을 하고 싶어진다.
 
그저 외롭고 마음 둘곳 없다고 시작하는 사랑 말고
 
그저 내 인생에서 쉽게 잊혀질 사랑 말고
 
힘겨운 사랑하기 싫다고 내빼는 그런 사랑 말고
 
조금 힘들더라도 분명하게 참아내고 나면 더욱 견고해지는 그런 사랑하고 싶다.
 
이 장면 앞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찍었던 느낌의 그런 느낌을 반복한다는 생각.
 
이전보다 분명 월등하거나 또는 좀 더 내 감성을 몰입시킬 수 있는 상대를 만나고 싶다고.
 
내 피사체도 내 사랑도.
 
더욱 찾아 헤매어야 할 것이다.
 
내 피사체도 내 사랑도.

글/사진 김재중(zzix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