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 Kim, JaeJung

사랑의 크기만큼

[사랑의 크기만큼]

그녀에게 말했다.
 
너는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


 
그녀가 대답했다.
 
오빠도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


 
그렇게 우리는 한껏 당겨진 활시위처럼
 
서로 자신의 사랑의 크기만큼 깊이만큼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저 조심하느라 제대로 당기지도 못하거나
 
그저 조심하느라 제대로 겨누지도 못하는 것이 아닌.


 
그러나 그렇게 강하게 당긴 활시위의 화살이
 
서로의 사랑의 가슴팍에 제대로 꽂히지 못하고
 
서로의 감정의 가슴팍에 빗맞아 들어가면


 
그렇게 사랑의 크기만큼 깊이만큼
 
당겨진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그렇게 사랑의 크기만큼 깊이만큼
 

빠르고 강하게 날아가는 그 화살이
 
빗맞으면 그만큼 아프기만 하다.
 

제 아무리 큐피드의 화살이라도
 
잘못 맞으면 아프기만 하다.
 
죽을 만큼......
 

박힌 화살 다시 뽑아내려 할 때는
 
심장이 화살촉에 걸려 찢겨지거나 딸려 나온다.


 
글/사진 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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