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 Kim, JaeJung

당신은 초인

"선생님 오셔쎠요"
 
"선생님 보고시퍼쎠요"
 
"선생님 저기 좀 도와주쎠요"
 
"선생님 저 오빠......"
 
그렇게도 내게 관심을 보이며
 
내게 하이파이브를 날리며
 
내 손을 잡아주던 당신을 항상 찍고 싶었건만
 
워낙 분주한 당신을 찍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흔들린 당신의 사진을 보니
 
당신을 제대로 찍은것 같습니다.
 
분주한 당신
 
하지만 그 옆의 오빠가 아무런 말을 못해도
 
화장실이 가고 싶은건지
 
계단을 올라가기 힘들어 하는건지
 
계단을 내려오기 힘들어 하는건지
 
가방을 들어달라는 건지
 
다리의 보조기를 불편해 하는건지
 
신발이 헐거워 힘들어 하는건지
 
다리를 찧어 아파 하는건지
 
참 그 많은 것들을 단 한 마디의 대화 없이도 알 수 있는 능력이
 
참 부럽습니다.
 
나는 화장실 한 번 데려 가는데도
 
이것 저것 많은 것들을 물어봐야 하는데
 
물어도 대답도 안해줘서
 
뭐가 필요한지 알기 위해서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거든요.
 
세상속에서 뭔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그 필요한 무언가를 말 한 마디 없이도 파악해낼 수 있는
 
그 능력을 내게도 좀 주시면 안될까요?
 
그 능력만 있으면
 
인기만빵인 초울트라캡숑 킹카가 될텐데.

글/사진 김재중

http://zzixa.photo

한국밀알선교단 장애인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