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 Kim, JaeJung
오늘 사진 속 한 남자의 맨 몸뚱이를 바라봤다.
멍하니 우연찮게 나또한 맨 몸뚱이 되어 세상에 까발려진 거 같았다.
슬프다고 해야 하나 여러 가지 미묘한 감정들이 뒤섞여 슬픈 감정을 몰고 온다.
삶이란 게 다 그래요.
아뇨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맨 몸뚱이 된 저 남자 차라리 속은 시원하겠다.
난 어느 사이 나의 몰골을 인터넷상에서 지워버린다.
쓰다 지우다 반복되는 나의 행동
이렇게 주절거리지 않으면 미칠 것 같다.
맨 몸뚱이 남자에게 술 먹지 말라 한다.
나는 내 가방에 술 한 병 사들고 온다.
항상 반전이다.
삶이 반전이고 인생이 반전이다.
하기 싫은 거 하면 안 되나요.
울고 싶을 때 울면 안 되나요.
나의 얼굴표정에 시시각각 변하데 내 모습 보며 불안해하는 수많은 눈동자들…….
나는 또 그들에게 애써 허탈하게 웃어준다.
속으론 나 정말 아파요.
그러니 아프기라도 하게 과열반응 보이지 마세요.
제가 그리 강심장이 아니랍니다.
자다 깨다 반복합니다.
등짝에 땀은 배어 있고 기댈 사람 없습니다.
내 작은 어깨가 그렇게 커보여 내 등에 기대시나요.
세상아 그렇게 한꺼번에 쓰나미처럼 주더니 아직도 나에게 줄 것이 있더냐!
맨몸뚱이 저 남자 부럽다.
미칠 것이 있으니?
순간순간 심장이 바스라질거 같다.
맨 몸뚱이 저 남자 분명히 분명히 겁 많은 소년일 꺼다.
분명히…….
아주 어른인척..............
맨몸뚱이 남자여
당신은 아직도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나 또한 평생을 어른이 되지 못한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웃어야 할까요?
행복하다 할까요?
밀려드는 이 슬픔은 뭘까요?
순간적으로 찾아오는 이 허탈함을 메꿀 수 없어 울고 싶지만 저 수많은 눈동자가 날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마 죽어서나 자유로워질까요?
2012.4.20. 햇살 눈부신 날 맨몸뚱이 남자가 날 향해 질문 던진다.
넌 보잘것없는데 왜 그렇게 감추려하니?
글 김지연
사진 김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