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 Kim, JaeJung
두 남자가 공원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마누라가 계속 후라이팬을 사들인단다.
계속 비싼 후라이팬을 사들인단다.
자기 어렸을적에는
철후라이팬으로도 계란후라이를 잘만 해먹었다 한다.
기름 잘 두르고 잘 흔들어 주면 되는데
왜 그렇게 후라이팬에 욕심을 내는지 모르겠단다.
그는 모른다.
그게 여자임을......
여자의 그릇사랑을 모른다.
그는 자기 여자도 모른다.
홀애비인 나는
마트에서 9천원짜리 후라이팬으로
코팅 벗겨지면 내다 버리고 새로 사 버린다.
여자의 눈물을 멈추게 한다는 테팔 후라이팬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다.
눈물을 멈추게 해 줄 여자도 없으니.
글/사진 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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