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 Kim, JaeJung
이제야
내가 글이라는 것을 쓰는 이유를 알았다.
내가 사진이라는 것을 통해서 내 감정을 표출하던 것과 같은 것이었다.
내 심리적 상태를 내 감성이라는 것을 빌어 사진으로 토해내 버렸다.
일상 속에서 느끼던 내 감성의 버릇 같던 그 빠져듦이
내 심리적 상태의 한 부분 부분들까지 깊은 수렁 속으로
내 발목을 붙들고 한없이 끌어 내렸다.
너무 많이 마셔버린 술에 속이 부대낄 때
목구멍에 손가락 쑤셔 넣어 토해내듯이
내 가슴속에 너무 큰 덩어리로
내 가슴을 부대끼게 하는 것들을,
너무 많은 감정의 찌꺼기들을,
손가락 발가락 다 쑤셔 넣고 토해내기 시작했다.
토해내는 그 순간만큼은
부대끼는 순간들보다 더 찢어지게 아프다.
술을 토해내는 그 순간 위장을 쥐어짜는 고통처럼
감정을 토해내는 그 순간 내 가슴을 쥐어 짜야했으며,
식도를 역류해 목구멍으로 내뱉어지는
위산의 씁쓸함처럼
내 눈물샘은 시도 때도 없이
그 짠물을 토해내야 했다.
토해 놓은 구토물을 바라볼 때의
그 매스꺼움과 그 찝찝하고 부끄러운 느낌처럼,
뱉어 놓은 글과 사진을 볼 때면
그 토해내던 감정들이 다시 기어올라
죽을 것 같은 감정의 매스꺼움을 느끼며
내 눈구멍에서는 오열을 토해냈다.
그리고 지금
습관처럼 토해내면 다음 날 숙취가 덜하듯이
이제는 습관처럼 감정을 토해버린다.
토해내는 그 감정들을 감성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그 부끄러운 구토물들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러나 아직도 토해낼 때는 아픈건 마찬가지다.
글/사진 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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