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 Kim, JaeJung
[가슴앓이]
사랑은
시작할 때도
유지할 때도
끝맺음할 때도
사람의 영혼을 위로함과 동시에
사람의 영혼을 좀 먹어 들어간다.
사랑하는 그 순간
두 사람이 동시에 눈감지 않는 한은.
그럼에도 모두가
그 사랑의 질병을 앓고 싶어 한다.
어쩌면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 사랑이
가장 행복한 사랑일지도 모른다.
사랑으로 하여 함께 눈감을 수 있음이.
외로움의 질병은
영혼과 가슴과 육체마저 썩어 들어가기에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의 가슴앓이를 선택한다.
사랑의 가슴앓이도
외로움의 처절함도
잘 모르겠다면
당신은 좀비일지도 모른다!
글/사진 김재중